장사나 사업이나 비즈니스를 할 때에, 사소한 일은 없습니다. 작은 일이 큰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게 세상사이고, 비즈니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SK 같은 회사에서는 작은 일 하나도 꼼꼼하게 챙길줄 아는 직원들을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회사는 예전부터 <야무진 일처리>를 잘 하는 사람들을 좋아했었지요.
이제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볼까요? 아예 얘기 하나를 적당한 책에서 인용하는 것도 좋겠지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아래의 내용을 잘 몰랐기에 이처럼 소개를 합니다. 설사 제가 알았다고 해도, 두고 두고 씹어볼만한 우화 같은 얘기 입니다.
자, 그러면 이 책(사자도 굶어 죽는다, 저자 서광원, 위즈덤하우스, 02-704-3861) 내용 중 이야기 한 토막을 인용 합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의 글 솜씨가 돋보입니다.
<<<1989년 11월 9일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의 군터 샤보스키 신임 공산당 대변인은 TV인터부를 하다가 기자들로부터 대본에 없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새로 바뀐 여행법을 발표하던 중이었다.
기자들이 물었다. “동독인들은 언제쯤에나 자유롭게 서유럽으로 여행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샤보스키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그들(동독사람들)은 원하는 곳이면 아무데나 갈 것이고, 아무도 그들을 막지 않을 겁니다.”
기자들이 다시 물었다.“그럼 그 법은 언제부터 발효됩니까?”
사실 샤보스키는 이 법안 내용을 잘 몰랐다. 서류를 뒤적이던 그는 또 퉁명스럽게 말했다.“지금 이 시간부터.”
그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TV를 시청하던 수천명이 당장 TV 앞을 떠났다.그리고 국경으로 달려갔다. 공산당을 대변하는 대변인이 ‘그들(동독사람들)이 원하는 곳이면 아무데나 갈 수 있고, 아무도 막지 않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국경수비대는 수천명의 동독인들이 몰려 오자, 기세에 눌려 그들을 막지 못했다.동독인들은 마치 둑이 터진 것처럼, 국경을 넘었고, 그런 시작된 혼란 때문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무심코 한 말이 동서 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새로운 여행법은 발표 다음날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여행 규제도 완화된 것이지 없어진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내용을 잘 몰랐던 샤보스키는 얼버무리듯 답변했고, 시청자들은 여행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작다고 작은 게 아니다. 시소의 균형은 불과 1그램 차이로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모든 중요한 일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다고 작고 사소한 모든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기에서 ‘작고 사소한’ 것은 작지만 핵심이나 본질에 관련된 것이다. 대개 난도(체조 같은 경기를 할 때에 선수가 구사하는 기술의 어려운 정도를 가리킴, 難度)가 높아질수록 사소함도 중요해진다. 같은 실수라도 직원이 한 것과 임원이나 CEO가 한 것은, 차원이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직원의 난도와 임원의 난도, CEO의 난도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이다.>>>
재미있지 않으세요. 저는 이 글을 보고, 말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유상원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기자, wiseman@joongang.co.kr
이제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볼까요? 아예 얘기 하나를 적당한 책에서 인용하는 것도 좋겠지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아래의 내용을 잘 몰랐기에 이처럼 소개를 합니다. 설사 제가 알았다고 해도, 두고 두고 씹어볼만한 우화 같은 얘기 입니다.
자, 그러면 이 책(사자도 굶어 죽는다, 저자 서광원, 위즈덤하우스, 02-704-3861) 내용 중 이야기 한 토막을 인용 합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의 글 솜씨가 돋보입니다.
<<<1989년 11월 9일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의 군터 샤보스키 신임 공산당 대변인은 TV인터부를 하다가 기자들로부터 대본에 없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새로 바뀐 여행법을 발표하던 중이었다.
기자들이 물었다. “동독인들은 언제쯤에나 자유롭게 서유럽으로 여행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샤보스키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그들(동독사람들)은 원하는 곳이면 아무데나 갈 것이고, 아무도 그들을 막지 않을 겁니다.”
기자들이 다시 물었다.“그럼 그 법은 언제부터 발효됩니까?”
사실 샤보스키는 이 법안 내용을 잘 몰랐다. 서류를 뒤적이던 그는 또 퉁명스럽게 말했다.“지금 이 시간부터.”
그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TV를 시청하던 수천명이 당장 TV 앞을 떠났다.그리고 국경으로 달려갔다. 공산당을 대변하는 대변인이 ‘그들(동독사람들)이 원하는 곳이면 아무데나 갈 수 있고, 아무도 막지 않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국경수비대는 수천명의 동독인들이 몰려 오자, 기세에 눌려 그들을 막지 못했다.동독인들은 마치 둑이 터진 것처럼, 국경을 넘었고, 그런 시작된 혼란 때문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무심코 한 말이 동서 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새로운 여행법은 발표 다음날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여행 규제도 완화된 것이지 없어진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내용을 잘 몰랐던 샤보스키는 얼버무리듯 답변했고, 시청자들은 여행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작다고 작은 게 아니다. 시소의 균형은 불과 1그램 차이로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모든 중요한 일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다고 작고 사소한 모든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기에서 ‘작고 사소한’ 것은 작지만 핵심이나 본질에 관련된 것이다. 대개 난도(체조 같은 경기를 할 때에 선수가 구사하는 기술의 어려운 정도를 가리킴, 難度)가 높아질수록 사소함도 중요해진다. 같은 실수라도 직원이 한 것과 임원이나 CEO가 한 것은, 차원이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직원의 난도와 임원의 난도, CEO의 난도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이다.>>>
재미있지 않으세요. 저는 이 글을 보고, 말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유상원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기자, wiseman@joongang.co.kr